어떤 공무원 시험이든 암기는 필수이다. 

특히 이해를 배제한 암기도 다수 존재하는 과목이 소방학개론과 소방관계법규이다. 

예를 들면 소방학, 법규 두 과목 모두 나오는 위험물의 품명과 지정수량은 필수암기 사항이다.

어떻게 하면 빨리 암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까?

수험생들이 나에게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가 존재 할 것이다. 두 문자를 이용해라. 손가락이 아파 더 이상 펜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적어라!

난 오늘 이런 방법론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나의 수업을 들은 수험생들은 알겠지만 나는 어렸을 때 공장지대에서 살았다. 아버지께서 가내수공업을 하셨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이서 모든 일을 해야 하므로 공장에는 항상 일손이 부족했기에 우리 4남매는 곧잘 공장일을 도왔다. 위험하거나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며, 비닐봉지로 물건을 포장하는 단순 반복노동이였다.

가끔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어머니가 해주신 떡볶이를 먹고 내가 일을 해야 한다고 하면 친구들이 도와주곤 했다. 

단순노동이었던 공장일을 하는 게 나는 무척 싫었지만, 친구들은 재미있다고 열심히 하였다. 하지만 포장 속도는 반대였다. 나의 포장 속도가 친구보다 2~3배 정도 빨랐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처음 수험공부를 시작할 때는 일정량을 암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기억 지속시간은 짧다. 

그동안 암기하는 머리(뇌)를 잘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수험생활하는 수험생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암기량은 적고 지속시간이 짧은 것에 대하여 실망하고, 이유를 본인의 아이큐로 생각한다. 

일부 영향이 미칠 수도 있지만 나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암기의 익숙함!” 지금까지 암기하는 머리를 안 써서 그렇다. 

(두 문자를 이용하면 좀 더 빨리 암기할 수 있다. 이해하면 좀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암기는 필요하다. 암기를 잘 할려면 암기를 많이 해봐야 한다.)

뇌도 근육이다. 근육을 쓰면 쓸수록 발달하듯이 뇌도 쓰면 쓸수록 활성화가 된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아 답답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을 묵묵하게 버티는 사람이 결국 합격의 선을 넘을 수 있는 것이다. (공부는 다 지루해...)

처음 보는 내용이라도 암기를 많이 하다 보면 공장일이 능숙해지듯 암기도 능숙해진다. 처음에는 남들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분명히 그 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미없다고 피하기만 하면 절대 합격할 수가 없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수험생들은 꾸준히 암기해야 하는 상황이 싫다고 피하지 말고 부딪치고 그 과정을 꾸준함으로 이겨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