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 고시공부도 해봤고, 공무원시험 강의도 수년간 하다 보니 합격생과 불합격생의 표본을 상당히 많이 갖고 있습니다.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요인은 너무 다양합니다. 다만 "저렇게 하면 합격가능성이 낮아질텐데"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하루를 늦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람들 중에는 저녁형(올빼미형) 인간도 있고 아침형(종달새형) 인간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굳이 자신의 생활패턴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자유직업인(예를 들면 작가나 예술가)이라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직업은 수험생입니다.

낮과 밤을 바꾸어서 공부를 하면 가장 문제되는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다는 겁니다.

중고등학교 때나 직장 다닐 때를 생각해보세요. 아침 9시(또는 8시)까지 도착하려면 8시(7시)에는 출발을 해야 합니다. 

늦지 않으려면 최소한 30분 전에는 일어나야 하고, 후다닥 씻고 부리나케 밥을 먹고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으로 허겁지겁 달려갑니다. 

이런 과정 자체가 오전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낮과 밤을 바꾸어서 생활하면 이렇게 시간을 타이트하게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 어느 올빼미형 인간이 새벽 3-4시까지 공부한 다음 잠자리에 든다고 해봅시다. 

수면시간은 6-7시간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럼 아침 9시에서 10시 사이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될까요? 당장 아침에 수업도 없고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 한 두 시간 더 자게 됩니다. 

그러면 점심때쯤 느지막하게 일어나게 되고. 씻고 점심먹고 어영부영 하다면 오전시간이 다 날라가버립니다.

계획한 시간보다 늦게 일어났다는 죄책감이 밀려옵니다. 그러면 오늘은 더 늦게까지 공부를 해서 심리적으로 보상하려 하고, 다음날은 기상시간이 더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며칠 지나가다 보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면서 낮과 밤이 바뀌어버립니다. 수면리듬이 불규칙해지면서 컨디션도 엉망이 되어버리죠. 

이런 일이 1년 내내 반복되다보면 아침형으로 공부한 수험생에 비해서 학습시간이 수백시간은 줄어들게 됩니다.

덧붙여 밤에는 사람이 매우 감성적이고 예민해집니다. 빛을 보지 못하면 우울해지기도 하구요. 딴 생각이나 잡다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우울증이나 슬럼프가 쉽게 찾아옵니다.

게다가 밤에는 내가 공부를 안 하고 딴 짓을 해도 뭐라 통제하거나 자극을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동영상 강의 듣는답시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몇 시간씩 허비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반면에 낮에는 내 옆에서 같이 수업듣는 사람들, 독서실 옆자리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모두 자극이 됩니다.

무슨 일이든지 마음먹기 나름이긴 합니다. 

정말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면 올빼미형으로 공부하면서도 종달새형으로 공부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학습시간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들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수험기간에는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여야 합니다.

아침에 언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침 8시 정도에 공부를 시작한다면 무난할 것으로 보이고, 아무리 늦어도 9시 전에는 공부를 시작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면, 하프모의고사 등 아침 수업을 등록하거나 아침마다 그룹스터디를 하는 등 아침에 일찍 일어날 계기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합격하는 생활습관 -아침형 인간-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